• 2022. 10. 5.

    by. ON그녀

     

    당신의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사전적 정의를 활용해서 글을 써 보세요.

     

    내 이름은 임수정이고 성인 임은 林 수풀 림(임) 자를 사용하고 있다.

    수는 <목숨 수>자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壽 목숨 수
    1. 목숨
    2. 수명(壽命)
    3. 장수(長壽)
    4. 머리
    5. 별의 이름
    6. 헌수하다(獻壽--: 장수를 축하하여 술을 드리다)
    7. 오래 살다
    8. 축수하다(祝壽--: 오래 살기를 빌다)

     

    목숨 수자는 '목숨, 수명, 장수'의 뜻을 갖고 있다. 壽자의 금문을 보면 밭을 가리키고 있는 노인이 그려져 있는데 그것은 밭에 나와 이것저것 참견하는 노인을 뜻하며 글자의 본 뜻은 '노령'과 '노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확대되어 '목숨, 수명, 장수'의 뜻으로 쓰인다.

     

    정은 <고요할 정>자를 사용하고 있는 그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고요하다(조용하고 잠잠하다)
    2. 깨끗하게 하다
    3. 깨끗하다
    4. 쉬다, 휴식하다(休息--)
    5. 조용하게 하다
    6. 조용하다
    7. 조용히

     

    사전적 의미의 1번부터 7번까지를 보면 '고요하다' '깨끗하다' '휴식하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靜자는 靑 <푸를 청> 자와 爭 <다툴 쟁> 자가 결합한 모습인데 <다툴 쟁> 자는 소뿔을 쥐고 서로 다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투다'라는 뜻이 있다. <푸를 청> 자는 우물과 초목을 그린 것으로 '푸르다', '고요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어찌 보면 서로 상반된 글자가 만나서 <고요할 정> 자가 탄생한 것이다. 왁자지껄했던 싸움이 끝난 상태를 그린 것으로 다툼에 푸르름을 더하여 매우 '고요함'을 표현했다.

     

    나의 이름은 임수정이다. 어린시절부터 이름이 예쁘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수정이라는 이름은 참 흔한 이름이지만 성이 <임>이었기 때문에 임+수정의 조합은 더 특별한 기억을 남겨주기도 했다. 이름이 더 특별했던 것은 동명이인의 배우 '임수정'님 덕분이다. 비교도 할 수 없고 넘볼 수도 없는 흔히 말해 넘사벽 인물이지만 처음 통성명을 할 때면 "오~ 배우 임수정!"이란 말이 상대의 단골 멘트 중 하나다. 나도 내 이름이 예쁘다고 생각하고 불만도 없지만 아빠에게 내 이름 한자가 탄생한 배경을 들은 후부터는 한자 이름에 대한 불만은 살짝 있었다. <목숨 수>에 <고요할 정> '조용히 입 다물고 오래 살라는 의미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아빠에게 이름 한자의 의미를 여쭤보았다. 아빠의 답변은 출생신고를 하러 갔는데 직원이 어떤 한자를 쓰실 거냐는 물음에 머리가 하얘지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땐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안되던 시절 갑자기 찾아볼 수도 없고 겨우겨우 생각해낸 한자가 '목숨 수'자와 '고요할 정'이었다고 한다. 아빠는 지금도 말씀하신다. "왜 그때 그 한자가 생각났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나의 한자 이름은 이렇게 탄생되었다. 무언가 큰 의미를 담기에는 좀 허무한 탄생기이지 않은가. 여기서 오해는 금물이다. 우리 아빠는 한자를 정말 많이 아시고 잘하시는 분이시다. 하필 그 중요한 타이밍에 떠오르지 않았을 뿐이다. "더 좋은 의미의 한자가 많은데..." 하시며 술술술 말씀하셨지만 지금 와서 생각난들 큰 의미는 없다.

    내 한자 이름이 생기게 배경을 듣고 나니 나는 그 의미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다. 적어도 한달어스 글쓰기 유치원 12일 차 주제를 받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저 '조용히 오래'만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오늘 사전적 의미를 보면서 내 나름 해석을 해 본다. 다툼에 푸르름을 더해주는 사람, 그것도 건강히 오래도록 가정과 사회에서 고요함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말이다. 여기서 다툼이란 물리적 의미만으로 특정 짓지 않는다. 내 안의 내적 갈등이나 관계에 있어서의 분냄과 화합하지 못함 등 마음의 고요함이 궁금적 목표이다. 이것은 내 비전과도 일맥상통한다. 글쓰기로 마음속 구석구석을 밝히는 작업을 하고 내 안의 정체성을 회복하여 '치유'의 단계에 이르며 다음 스텝으로 누군가의 '공감자' 역할을 기꺼이 감당해내는 나 '임수정'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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