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9. 1.

    by. ON그녀

     

    책을 접하게 된 동기

    아몬드는 친한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책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소재가 신선하기도 했고 이야기 전개 방식이 흥미로워 읽고 난 지금은 나도 사람들에게 항상 추천을 해주게 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읽으면서 중간중간 어려운 내용이 있었지만 끝까지 읽었을 때는 그 속에 숨겨진 뜻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더 큰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한 책이다. 다시한번 읽었을 때는 책 속에 사소하게 숨겨놓은 소재들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해준 친구도 나의 이런 성향을 잘 알고 있기에 더 강력하게 전달했던 것 같다.

     

    아몬드 줄거리

    주인공인 윤재는 어린 시절부터 또래 아이들과는 조금 달랐다. 윤재의 눈빛에서는 평범한 다른 아이들의 눈에서는 볼 수 있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윤재는 좋은 일이 있어도 웃지 않았고 슬픈 일이 있어도 울지 않았으며 무언가를 두려워하지도 않고 항상 무표정으로 사람을 대했다. 그의 병명은 감정 표현 불능증, 알렉시티미아였다. 책에서 아몬드라고 표현되고 있는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윤재는 이 때문에 어릴 때부터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윤재는 엄마와 할머니의 '주입식 교육'으로 여러 감정들과 여러 상황들에 대한 적절한 반응들을 외우는 학습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도 다니며 나름 평탄하고 괜찮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이브였던 윤재의 열여섯 번째 생일에 윤재는 끔찍한 사고를 겪게 되면서 바로 눈앞에서 할머니를 잃었고 식물인간이 된 엄마와도 함께 살지 못하게 되었다.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윤재는 곤이와 도라를 만나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온전히 알 수 없었던 감정들과 마주하며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서 윤재는 기적적으로 살아나신 엄마의 품에서 눈물을 흘린다.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윤재에게는 정말 큰 변화인 것이다.

     

    책을 읽은 후 나의 생각

    나는 일단 감정표현 불능증이라는 병명을 처음 들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궁금해졌고 병명을 인터넷에 검색 해 봤다. 감정표현 불능증은 감정을 인식하고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일반인들에 비해 부족한 것을 말하며 이들이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도 감정에 따른 신체적 반응은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했을 때 피가 머리로 솟구치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호흡이 거칠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경우 '열받는다'라고 정확하게 구분하지만 감정표현 불능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감정을 번역하는 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자신의 신체 반응을 분류하고 적절한 이름을 찾아내는 일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신체의 변화는 있는데 이를 이해할 수 없어 신체적 질병이 아닐까 겁을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때문에 병원에 가도 환자와 의사 모두 신체적 반응의 원인을 찾지 못해 괴로워지는 병이라고 한다. 전에 읽었을 땐 병명을 보고도 '그냥 이런 게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이렇게 조사를 해보니 작품을 이해하는 정도가 깊어진 것 같아서 유익하다고 생각했고 책에서 심리 현상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몇 년 전의 나는 윤재를 보고 그저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할머니를 잃고 엄마도 다치게 되어 참 불쌍한 아이구나 정도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마주한 윤재는 도라를 좋아하는 마음에 잠을 설치기도 하고 친구 곤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또래 아이들과 별다를 거 없는 소년이었다. 그런 윤재를 우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 하나만으로 특이하고 어려운 아이로 치부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겉모습만 보고 곤이를 괴물이라는 틀 안에 가둘 때 윤재는 "사람들은 곤이가 어떤아이인지 모르겠다고들 말했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단지 아무도 곤이를 그대로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렇게 말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였지만 진정으로 다가갔을 대 곤이의 내면까지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타인의 아픔에 무관심할 때가 많다.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병을 갖고 있지만 타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나 성장해간다. 이런 윤재를 보니 어쩌면 감정과 이성이 꼭 대립하는 건 아닐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정과 이성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비로소 감정을 올바르게 느끼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작고 아픈 아이 윤재를 통해 나는 오늘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새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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