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9. 14.

    by. ON그녀

     

    책을 읽게 된 배경

    나는 평소에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특히 요즘은 뇌 과학 심리학에도 많은 관심이 간다. 심리학 강의를 듣다가 이론으로만 학습하기보다 어떠한 사례나 드라마, 영화에 적용해보는 것이 이해에 더 도움이 된다는 말에 힌트를 얻었다. 그러던 중 내 눈에 띈 책이 바로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에서 인물의 심리를 파악하고 원인을 탐색해보고 싶었고 흥미롭게 느껴졌다.

     

    영화 '굿 윌 헌팅'과 상처의 치유

    이 책에서는 트라우마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트라우마의 개념, 원인, 증상, 치유 등을 다양한 영화를 통해서 소개하는 방식이었는데 내용의 전개가 신선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영화를 적어보려고 한다. 트라우마의 '치유' 파트에서 소개된 영화 '굿 윌 헌팅'과 상처의 치유에 대한 내용이었다. 굿 윌 헌팅은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 영화는 피해자와 그의 마음의 문을 열려고 하는 치료자 사이의 팽팽한 갈등과 긴장감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학대를 받으며 암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런 주변 환경으로 인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타인을 믿지 못하는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지만 그것을 의지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 것 같다. 치료자인 숀 교수는 처음 주인공 윌과 만나 알 수 없는 갈등으로 힘들어했다. 그것은 주인공만 상처를 갖고 있는 게 아니고 숀 교수도 내적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 보이지 않는 상처로 인해 생긴 갈등은 숀 교수가 자신의 아픈 경험을 먼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해결되기 시작한다. 자신의 치료자인 숀 교수가 먼저 이야기를 하니 자신의 이야기 꺼내기를 두려워하는 주인공 윌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숀 교수는 상담 과정에서 윌이 괴로워할 때마다 반복적이고 단호하게 '그 모든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준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주인공 윌과 치료자 숀 교수는 차츰 마음의 벽이 사라지고 끈끈한 연대감이 생긴다. 이 부분을 보면서 때로는 치료자도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노출하는 것이 상담자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픔과 슬픔 또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기 때문에 그 부분을 내어 보이며 서로에게 강한 유대감이 생긴다는 것을 느꼈고 그것이 피해자의 치유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윌은 어린 시절 끔찍한 경험을 함으로써 트라우마가 생기고 마음을 닫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다 차단해버렸다. 마음속에 불안과 불신이 커지고 타인에 대한 두려운 감정이 앞서다 보니 사람들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이런 윌에게 평범하고도 일반적인 상담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상담이 반복되다 보면 상담하는 시간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형식적이거나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했을 수도 있다. 또는 상담을 거부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숀 교수가 먼저 용기 내어 내면의 상처를 이야기하고 다가가며 상처를 공감한 것이 윌의 치유와 성장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느낀 점과 나의 생각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떠한 사건을 떠올릴 때 나의 잘못으로 인해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설사 마음 속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지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는 그렇게 인정하며 자존감까지 낮아지는 모습이다. 이렇게 단정 지어진 부정적 인식은 치료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굿 윌 헌팅'의 사례를 보면서 치료자가 마음을 오픈하고 다가갔을 때 두터운 연대 의식이 생기면서 조금 더 쉽게 치유의 과정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겠다는 걸 느꼈다. 윌과 상담할 때 숀 교수는 자신의 아픈 과거를 먼저 얘기하고 그 후로 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반복해서 말한다.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 두 사람은 그렇게 본인들의 아픈 과거를 공유하면서 결국은 최종적 치유에 도달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윌을 성장시킨 숀 교수의 태도를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자를 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내면을 공감하기 시작한다면 피해자뿐만 아니라 치료자도 함께 치유받고 성장하는 그런 소통을 이루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그것을 당연한 숙명처럼 여기면서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얼마든지 치유받고 건강한 자아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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