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 이코노미 서평 —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파는 시대, 덕질할 수 있는 브랜드

프로세스 이코노미 서평

『프로세스 이코노미』는 일본의 IT 평론가 오바라 가즈히로가 쓴 책으로, 부제는 “아웃풋이 아닌 프로세스를 파는 새로운 가치 전략”이다. 완성된 결과물만 팔던 시대에서, 이제는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상품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블로그·유튜브·작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무엇을 보여 줘야 하나”라는 질문에 꽤 선명한 답을 주는 책이다. 노트에 정리하며 읽은 내용과, 읽고 나서 실제로 세운 계획까지 정리했다.

📌 이 책 한눈에

  • 책 — 프로세스 이코노미 / 오바라 가즈히로 지음, 이정미 옮김 / 인플루엔셜, 2022
  • 핵심 — 결과(아웃풋)가 아니라 과정(프로세스)을 공유하고 파는 시대
  • 이런 분께 — 1인 사업자, 블로거·유튜버,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사람
  • 한 줄 — 어중간한 상품은 사라진다. 압도적 품질이거나, 의미와 커뮤니티이거나

아웃풋 이코노미 vs 프로세스 이코노미

구분 아웃풋 이코노미 프로세스 이코노미
돈을 버는 시점 완성품이 나온 뒤 만드는 과정부터
파는 것 결과물의 품질 과정·이야기·철학
고객 한 번 사고 떠나는 소비자 오래 응원하는 팬

저자가 꼽는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장점은 세 가지이다. 완성 전부터 수익을 낼 수 있고, 과정을 나누며 혼자 만드는 외로움을 덜 수 있고, 결과물이 비슷할 때 사람들은 감정이 이입된 쪽을 고르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팬이 생긴다는 것이다. 다만 과정에 가치가 생기려면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라는 이야기와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필요한 것 vs 의미 있는 것 — 중간은 없다

책에서 가장 날카로운 부분은 가치를 두 가지로 나누는 대목이다. 기능이 필요해서 사는 사용가치(필요가치), 이야기와 의미 때문에 사는 의미가치이다. 기능만 필요한 물건은 하나면 충분하지만, 의미가 담긴 물건은 여러 개여도 좋고 비싸도 팔립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누가 봐도 압도적인 품질이거나, 믿을 수 있는 커뮤니티의 소속감이거나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고, 이도 저도 아닌 상품은 도태된다고 말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관찰은 사람들이 이제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의 메시지와 자기 삶을 동일시한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에서는 커뮤니티마다 다른 캐릭터로 활동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는 점이다. 한 분야에 몰입하는 덕질 문화가 브랜드와 사람을 잇는 고리가 된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읽고 나서 — 나에게 남은 것

책을 읽는 내내 “어중간한 상품”, “중간은 없다”라는 말이 마구 달려들었다. 거대한 자금으로 글로벌 1등 상품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니, 제가 갈 길은 당연히 의미가치 쪽이었다. 아직은 안갯속을 걷는 것처럼 뿌옇지만, 적어도 어느 줄에 서야 하는지는 분명히 알게 됐다.

저는 스스로를 온라인 N잡러, 아니 “N삽질러”라고 부를 만큼 이것저것 시도해 왔다. 그런데 돌아보면 늘 결과물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었지, 거기까지 오는 과정을 나누는 데는 소홀했다. 사람들은 완성된 정보만큼이나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를 궁금해할 텐데 말이죠. 아이들을 보며 덕질 문화가 얼마나 강력한지 체감하고 있던 터라, 이 책을 덮으며 목표가 하나 생겼다. “덕질할 수 있는 브랜드 만들기.”

그래서 노트 끝에 함께 따라 하며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형 프로젝트를 적어 두었다. 챗GPT 활용 챌린지, 글쓰기 모임, 독서 모임이다. 결과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 블로그에 AI를 직접 써 보며 알게 된 과정을 기록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내 일에 적용해 볼 질문 3가지

질문 이렇게 적용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한 문장으로 적어 소개글·첫 게시물에 넣기
결과 대신 보여 줄 과정은? 준비·시행착오·중간 결과를 연재처럼 공유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챌린지·모임처럼 따라 할 수 있는 형식 만들기

이런 분께 권한다

  • 블로그·유튜브·SNS를 하는데 “뭘 올려야 하지?”가 늘 고민인 분
  • 품질로는 큰 회사를 이길 수 없는 작은 사업자·1인 브랜드
  • 팬이 생기는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한 분

다만 과정을 공유한다는 것이 과장하거나 보여 주기식으로 꾸미라는 뜻은 아니다. 진짜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나눌 때 신뢰가 생긴다는 것이 이 책을 읽고 제가 내린 결론이다.

과정을 판다는 것의 세 가지 이득

책이 정리한 장점은 셋이다.

  1. 완성 전부터 돈을 벌 수 있다. 1년을 공들인 결과물이 팔리지 않을 수도 있는 구조에서, 과정 단계의 수익은 버틸 힘이 된다.
  2. 외로움이 줄어든다. 혼자 만드는 대신 반응을 들으며 간다.
  3. 충성도 높은 팬이 남는다. 결과물이 비슷하면 사람들은 감정이 이입된 쪽을 고른다.

두 번째가 의외로 크다. 오래 걸리는 일을 혼자 끌고 가다 보면 결과가 아니라 외로움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과정을 보여준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책은 조건을 분명히 단다. 프로세스에 가치가 생기려면 과정에 스토리가 담기거나,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관한 철학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작업 사진을 올리는 것과, 왜 이렇게 만드는지를 말하는 것은 다르다. 앞은 기록이고 뒤는 콘텐츠다.

이 대목에서 잠깐 멈췄다. 나는 무엇을 보여주고 있었나. 기록이었나, 이유였나.

왜 지금 이 이야기가 통하나

책은 ‘욕망하지 않는 세대’를 이야기한다. 물질보다 의미와 몰입, 관계에 더 값을 치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남이 부러워할 물건보다 자기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물건을 산다. 기업의 비전과 만드는 사람의 삶의 방식에 공감해서 산다.

소비의 기준이 결과물에서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과정이 상품이 된다.

어디에 줄을 설 것인가

책이 내린 결론은 냉정하다. 압도적인 글로벌 고품질이거나, 강한 소속감을 가진 로컬 커뮤니티이거나. 중간은 도태된다.

거대한 자금으로 세계 1등 상품을 만드는 길은 내게 없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아직 안갯속을 걷는 것처럼 뿌옇다. 하지만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는 명확해졌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제 몫을 했다.

블로그를 쓰는 사람에게 특히

이 책은 창작자나 제조업 이야기처럼 읽히지만,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완성된 정보만 올리는 블로그는 어디에나 있다. 같은 정보를 더 잘 정리한 곳이 나오면 밀린다. 사용가치로만 겨루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왜 이걸 찾아봤는지, 무엇을 틀렸다가 고쳤는지가 담기면 다른 글이 된다. 정보는 복사되지만 과정은 복사되지 않는다.

물론 정확한 정보가 먼저다.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 경쟁에서 도태된다는 것도 이 책의 지적이니까.


도서 정보: 『프로세스 이코노미』 오바라 가즈히로 지음, 이정미 옮김, 인플루엔셜, 2022. 이 글은 직접 읽고 정리한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책 내용은 요약·재구성한 것이다. 제휴 링크는 넣지 않았다.